[자막뉴스] 최순실 녹취 공개, 朴에게 지시한 내용 들어보니... / YTN

2019-05-18 4,340

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둔 지난 2013년 2월.

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,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.

대통령 취임사 내용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인데, 인수위원회가 공들여 쓴 취임사 초안은 최 씨에 의해 쓸모없는 종이 조각으로 전락합니다.

[최순실 /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 : 이거 다 별로인 거 같은데 누가 했는지 모르지만 이런 게 취임사에 들어가는 게 말이 돼? 그러니까 경제부흥을 일으키려면 키의 핵심이 아이티 산업하고….]

[박근혜 / 前 대통령 : 창조경제!]

[최순실 /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 : 창조경제하고 그다음에 한 사람을 빌 게이츠 같이….]

대통령 취임사에 담아야 할 5년간 국정 운영 방침의 핵심 내용을 최 씨가 모두 불러줍니다.

[최순실 /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 : 첫 번째 경제부흥, 두 번째 국민 행복, 세 번째 대한민국의 자긍심, 세계 속에서 자긍심을 만드는 것을 뭐라고 말할 것인지를 만들고 워드를 쳐보세요. 가장 중요한 국정의 키를 정보통신과 과학기술, IT산업이라고 생각한다.]

최 씨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정 전 비서관에게 자신의 말을 제대로 받아 적으라며 호통도 칩니다.

[최순실 /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 : 이렇게 늘어지는 걸 취임사에 한 줄도 넣지 마.]

[정호성 / 前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: 네]

[최순실 /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 : 그걸 받아서 적어 빨리 쓰세요, 정 과장님. 여기서부터 써야 해, 정 과장님.]

[정호성 / 前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: 네.]

최 씨는 박 전 대통령의 말도 자르는가 하면, 오히려 지시를 내리기까지 했습니다.

[최순실 /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 : 내일 어떻게 발표하실 거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이야기 안 하셨죠?]

[박근혜 / 前 대통령 : 거기만 안 했어요.]

[최순실 /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 : 부국, 정국 하여튼 이건 좀 상의를 해보세요.]

[박근혜 / 前 대통령 : 예예.]

지난 2013년 2월 25일, 최 씨가 불러주고 지시한 내용이 그대로 담긴 취임사로 박근혜 정부는 출범했습니다.

[박근혜 / 前 대통령 : 저는 오늘 대한민국의 제 18대 대통령의 임무를 시작합니다. 이 막중한 임무를 부여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반드시 열어나갈 것입니다.]

취재기자ㅣ박기완
영상편집ㅣ최연호
그래픽ㅣ최진주
자막뉴스 제작ㅣ이미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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